시간을 거슬러 오늘 저녁 8시로 되돌아가보자.
유명 동영상 사이트에 동영상을 업로드 하는 것을 본업으로 하고 있는 유명 공포전문 크리에이터인 나는 이번에 기획한 [대전 XX여자고등학교에서 처녀귀신과 원나잇!]이라는 걸로 홀로 침낭과 캠코더를 들고 폐교 안을 돌아다니고 있었다.
“예이 뒤에 있다고? 안 넘어가.”
라이브 방송을 보고 있던 시청자들이 조금이라도 나를 놀려보려고 뒤에 귀신이 있다며 구라를 뻥뻥 쳐댄다. 하지만 보시다시피 나는 귀신 혹은 외계인 등 괴생명체에 대한 신뢰는 ZERO이기 때문에 무섭지도 속지도 않는다. 그런 것들보다 오히려 침체되는 경제와 퍼져가는 바이러스가 더 무섭다고 생각한다.
“1층은 다 둘러봤는데. 역시 쓰레기 밖에 없네. —우선 옥상에 가서 잠자리를 준비할까?”
들고 있는 침낭의 무계가 꽤 나간다. 돌아다니는데 불편하기 때문에 일단은 오늘의 잠자리인 폐교 옥상에 침낭을 놔두고 그 후에 행동하는 것이 좋겠다. 뭐, 마음 같아서는 옥상에 올라가는 순간 침낭을 펼치고 그 자리에서 잠을 잔 후 다음날 아침 상쾌한 마음으로 폐교와 빠이빠이 하고 돌아가는 길에 따끈한 국밥 한 그릇 먹고 싶지만 그런 짓을 했다가는 지금까지 벌었던 수입은 전부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앞으로의 수입은 장담하지 못한다. 시청자들은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고 더 무서운 것을 원하니까. 밥벌이다.
“예이— 뒤에 없다니까. 아까부터 몇 번이나 봤는데 없어. 여러분들이 잘못 본거야.”
한참을 시청자들과 옥신각신 해대며 옥상에 도착하였다. 대체 이 세상에 귀신이 어디 있다고? 그리고 있다면 어째서 뒤에서만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고 앞에서 안 나타 나냐고. 그거야 당연하지 귀신은 없으니까. 귀신 따윈 없으니까 앞에서 나타나지 않는 거야. 있다면 나타나 보라고 그것도 눈앞에서 툭-! 하고 말이야.
“뭐야 옥상은 평범하네.”
별 거 없다. 그냥 돌들이 깨져있는 바닥들뿐이다. 당연히 귀신은 없고 나를 빼고 사람도 없다. 이 학교에 살아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다는 것에 배덕감을 느낀다.
“정 가운데서 자면 될까? —아무리 그래도 여자 화장실 안은 아니지. 썩은 냄새가 얼마나 진동을 하겠어. 그리고 자신의 사리사욕은 자신이 채우라고.”
쾅-!
“흐아-!”
침낭을 옥상 가운데에 놓는 순간 등 뒤에 있던 옥상 출입문이 고요를 깨며 분위기를 전환하는 듯 쾅-! 하고 닫혔다. 갑자기 들린 큰 소리에 조금 놀랐지만 아주 조금이다. 이건 어쩔 수 없는 거다. 무릎반사와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해주면 좋을 거야. (물론, 이론은 다르지만.)
“아, 안 놀랐어. —젠장 바람도 안 부는데 무슨 문이 닫혀. 엥? 이거 왜 이래?”
갑자기 채팅방이 폭주하기 시작했다. 조금 놀란 거 가지고 마구 비웃어대던 시청자들이 갑자기 정색을 하며 “도망치세요!”, “뒤, 뒤에 보세요!”, “귀신이다!”라는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. 아까와는 많이 다르다. 아까가 장난기 가득한 꼬맹이의 장난 수준으로 채팅을 하였다면 지금은 정말 나를 걱정하는 듯 도망치라며 필사적인 채팅이다. 그 증거로 오타와 완성되지 않은 문장이 많이 올라온다는 것을 제출한다.
“조금 그럴싸한데? 그런 장난은 안 통———누구야!?”
속는 셈 치고 한번 뒤를 돌아보자. 그렇게 생각하며 웃음기 가득 머금고 뒤를 돌아보았다. 그리고 뒤를 돌아보자 웃고 있던 표정이 경직되면서 굳어버렸다. 뒤에는 저것이 서있었다.
“누, 누구야!? 시청자냐?”
“……도령 ……이 ……도령.”
“뭐야, 어떻게 내 본명을 알아?”
목소리는 많이 작고 이질적이고 거칠거칠한 느낌의 허스키 목소리이다. 외관은 멀기도 하고 어두워서 잘 안 보이지만 사람의 형태를 하고 있다. 하지만 알 수 있는 것은 점점 내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. 마치 공포영화 속 텔레비전에서 슬금슬금 기어서 나오는 광년처럼 슬금슬금 발소리 하나 없이 다가오고 있다.
“뭐야 열혈팬이야?”
“…….”
“임마, 뭐라고 말 좀 해봐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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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정도의 짧은 글인데요.
제가 쓰다보니 스스로 문제점을 찾지 못하는 문제가 있습니다.
그래서 여기에 쓴 글 중에 짧게 남깁니다.
시간되신 분은 읽어보시고 댓글로 냉철하게 비판해주세요.
간단한게 "재미없어. XX야."라고 하셔도 상처받지 않습니다.